[김유진칼럼]중환자실 간호사의 윤리적 갈등, 환자 연명치료에 참여하기 어려운 의사결정구조가 문제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다. 농담 반으로 ‘재수(?)없으면 120살까지 산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대부분 인생여정의 마지막은 병원에서 마감하게 된 것도 현실이다.

2017년 국내 전체 사망자 중 의료기관 사망자는 76.2%로 나타나 전년도 보다 1.3%, 10년 전보다 16.2%가 증가 하였고, 연간 20~40%의 환자들은 중환자실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중환자실은 원래 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환자의 상태를 안정시키고 회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사망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말기 환자간호 즉 급성기 치료중심으로 중환자실 이용이 이루어지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중환자실의 운영이 환자의 회복이 아닌 의학기술을 통한 죽음의 과정을 연장으로 인해 인간 존엄성 훼손이라는 우려를 가져 온다.

생의 마감을 앞둔 환자에 대한 치료계획을 세우거나 치료의 결정과정에서 간호사의 의견이 배제되는 등 의료적 역할의 한계를 경험하는 것은 의료진에게 윤리적 갈등을 가져 오게 한다.

특히 중환자실에서 이루어지는 말기 환자간호는 간호사에게 두려움이나 우울과 같은 정서적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인이 스스로 윤리적으로 적절하다고 믿는 행동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정서적 스트레스는 간호사에게 도덕적 고뇌를 초래할 수 있고 이는 자존감의 상실이나 우울 등 정서적으로 무력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도덕적 고뇌는 간호사의 소진이나 직무불만족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는 곧 환자 간호의 질 저하, 환자의 만족도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2018년 2월부터 우리나라는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고 자기결정을 존중하여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호스피스 ․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의사가 환자의 상태가 의학적으로 더 이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말기상황이라 판단할 때 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자의 소생과 회복을 위한 간호에서 생의 말기의 완화적 돌봄을 제공하는 것으로 역할의 전환을 경험하게 된다.

중환자실 간호사는 역할의 전환과 정에서 소생과 회복이라는 중환자실 치료 목표와 생의 말기의 완화적 돌봄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며, 말기 환자의 높은 간호요구도, 말기상황에서의 의사 결정의 한계, 그리고 중환자실에서 말기 환자간호에 대한 적절한 교육 및 전문적 지식과 기술의 부재로 인해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환자 간호의 최 일선에서 환자들과 피부로 소통하는 간호사들의 의견은 환자에 대한 치료계획을 세우거나 치료의 결정과정에서 간호사의 의견은 제도적으로 배제되어 있다.

중환자실 간호사들의 적극적으로 환자 치료과정에서의 의견개진 제도적으로 개선되어 간호사들의 정서적 스트레스와 도덕적 고뇌를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간호질 향상의 유익은 환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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