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학생이 인식하는 품위 있는 죽음

환자 본인의 의사 표현이 반영되지 않은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 가족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며 의료인의 공감적 돌봄 태도가 있는 임종이 간호대학생이 인식하는 품위 있는 죽음이라고 인식

박영옥 기자 승인 2020.11.23 00:00 | 최종 수정 2020.11.30 13:39 의견 0

대구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 조계화 교수는 심층 면담을 통해 간호대학생들이 표현한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통해 품위 있는 죽음의 의미를 파악해 임종 간호실습 교육내용의 구성과 교육과정 개발에 효율적인 학습 방법을 탐색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했다.

연구대상은 대학병원에서 실습 과정을 이수한 지역 간호대학생 15명으로 학부생 10명, 학사편입생 2명, 일반 편입생 3명이다

죽음의 문제와 관련하여 의료현장에서 환자의 권리가 강조되면서 생명유지 장치는 삶의 연장이 아니라 오히려 환자의 신체, 정신, 사회 및 존재론적 차원의 고통을 야기하며 죽음을 연장할 뿐이기에 무의미하며 비인간적이라는 점이 지적되며 인간 존엄과 품위 있는 죽음이 사회적 이슈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자율적 의사결정은 죽음의 상황에 부닥친 대상자뿐 아니라 모든 인간의 과제이기도 하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경험하는 자율성, 의미성, 신체적 정신적 안위, 그리고 인간관계의 연결성 및 개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주관적 요소들에 의해서 인간의 품위가 형성된다고 보았다. 또한 품위 있는 죽음은 의료적인 경험뿐 아니라 대상자의 사회적 지지망이 큰 영향을 미치며, 증상의 조절, 죽음의 준비, 삶의 마감이나 완성의 기회, 그리고 의료진과 좋은 관계 등이 품위 있는 죽음을 구성하는 요소로 밝혀졌다

품위 있는 죽음의 특성을 나타내는 6개의 주제와 11개의 범주로 분류해 조사했다. 참여자들이 표현한 품위 있는 죽음의 6개 특성은 ‘기계적 장치에 매달리지 않는 죽음’, ‘자연에 순응하는 죽음’, ‘가족과 함께 하는 죽음’, ‘의미 있는 죽음’, ‘자기 파괴적이 아닌 죽음’, 그리고 ‘의료전문가의 공감적 도움을 받는 죽음’이다.

품위 있는 죽음은 희생 가능성 없는 말기 환자가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식물인간 상태에서 기계적 장치에 매달리지 않는 죽음이다.

늙어서 수를 다하고 생을 마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죽음이며 수명의 장단에 상관없이 죽음을 원망함 없이 받아들이고 수용함이 자연에 순응하는 죽음이라고 보았다. 

죽음의 장소와 가족의 현존, 부드럽고 평온한 분위기가 품위 있는 죽음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의 보살핌과 관심 속에서 좋아하는 물건에 둘러싸여 집에서 편안히 죽는 것을 품위 있는 죽음으로 보았다.

죽음에 맞서 용감하게 자신의 고통을 인생의 임무로, 생명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삶의 가치를 발견하며 실제적인 나눔과 장기기증, 그리고 마지막 시간까지 최선을 다하여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타인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의미 있는 죽음이라 보았다.

극심한 질병으로부터 오는 통증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안락사나 자살 같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자기 파괴적인 죽음은 품위 있는 죽음이 아니라고 보았다.

가족이나 의료진이 함께 환자의 임종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총체적인 배려와 인간적 나눔이 있는 의료전문가의 공감적 도움을 받는 죽음이 품위 있는 죽음이라고 보았다.

연구 결과, 늙어서 수를 다하는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죽음은 장수를 복으로 인식하는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대변했다. 또한 죽음의 장소로 집을 생각하는 것은 한국의 유교적 사상과 비슷한 점을 보였고 가족과 함께 한 죽음에서는 개인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기보다는 한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연구 참여자들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중단에 대해 동의하며 생애 말기에 더 이상 기계적 장치에 매달리지 않는 죽음을 선호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 대한 의료행위에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을 포함하는 것은 지극히 인위적인 수단으로 의미가 없고 고통을 가중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생명 연장술은 환자를 배제한 상황이 아닌 환자 개인의 자율적 의사 표명이 분명해야 하며 동시에 의료인들의 공감적 돌봄 태도가 말기에 인간 존엄이 중시되는 품위 있는 죽음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현세 삶을 통해 준비된 죽음을 의미 있는 죽음으로 보면서 장기기증과 같은 실제적인 나눔의 실천이 품위 있는 죽음으로 보았다.

해당 논문은 한국간호교육학회지 제16권 제1호 (2010.06)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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